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경찰관이 집회장소에 출입시 정복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왜 요즘 시위 장소에 시민을 가장한 사복경찰관들이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건가요?
헌법조항
제 21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①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법률규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19조 [경찰관의 출입] ① 경찰관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알리고 그 집회 또는 시위의 장소에 정복을 입고 출입할 수 있다.
1. 헌법은 집회에 대해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다른 어떤 기본권보다 중요시되는 권리입니다. 표현의 자유 없이는, 즉 반대자나 소수자가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길이 막힌 상태에서는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헌법은 언론, 출판에 대해서는 검열을 금지하고 있고, 집회, 결사에 대해서는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집회의 자유가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이중적 헌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2000헌바 67, 83)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 집회의 자유는 집단적 의견표명의 자유로서 민주국가에서 정치의사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민주주의를 배제하고 대의민주제를 선택한 우리 헌법에서, 일반 국민은 선거권의 행사,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하는 것 외에는 단지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여 시위의 형태로서 공동으로 정치의사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능성 밖에 없다.
또한, 집회의 자유는 사회?정치현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공개적으로 표출케 함으로써 정치적 불만이 있는 자를 사회에 통합하고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집회의 자유는 집권세력에 대한 정치적 반대의사를 공동으로 표명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현대사회에서 언론매체에 접근할 수 없는 소수집단에게 그들의 권익과 주장을 옹호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수의견을 국정에 반영하는 창구로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집회의 자유는 소수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본권인 것이다. 소수가 공동체의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장될 때, 다수결에 의한 공동체의 의사결정은 보다 정당성을 가지며 다수에 의하여 압도당한 소수에 의하여 수용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 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인 것이다.?
이와 같이 집회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기본권이므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엄격한 요건하에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예컨대 시위참가자수의 제한, 시위대상과의 거리제한, 시위방법, 시기, 소요시간의 제한 등)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라고 헌법재판소는 위와 동일한 사건에서 판단한 바 있습니다.
2. 현행 집시법은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용되고 있습니다.
헌법은 집회에 대해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현행 집시법은 ‘신고제 ’가 아니라 ‘허가제’로 운용될 수 있는 위헌적인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즉 현행 헌법에 의할 때도 집회나 시위의 중복에 의한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 신고제는 허용이 되는데 신고제와 허가제의 차이점은, 신고제는 일단 신고만 하면 당연히 집회, 시위의 자유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므로 미신고 집회도 과태료의 부과대상이 될 뿐이지만(과태료는 행정질서벌로서 형벌이 아니므로 전과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허가제는 일반적으로 집회시위가 금지되는 것을 전제로 당국이 허가를 할 때에만 집회시위가 허용된다는 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행 집시법은 미신고 집회에 대해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고, 관할 경찰이 ‘교통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집회를 금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사실상 관할 경찰서장에게 주요도로에서의 행진여부까지를 허가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허가여부의 판단권한이 경찰공무원에게 있는 것은 허가제와 함께 집회의 자유에 대한 심 각한 침해를 초래합니다. 즉 경찰공무원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집회를 허용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를 거부하려는 경향을 가지며, 주관적인 재량기준에 의해 특정의 표현행위를 금지하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경찰공무원에 의해 사실상 허가제로 운용되는 현행 집시법은 시민의 자연발생적이고 즉각적인 항의의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 즉각적이고 자발적인 시위를 불법적인 것으로 만들게 되고, 이 때문에 허가제를 강행하기 위한 경찰의 제지로 경찰과 시위자 간에 폭력이 야기될 수도 있는 여지를 집시법 스스로가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시민들의 자연발생적인 항의의 표출인 촛불시위를 경찰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진압을 할 수 있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위헌적인 집시법 규정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경찰 공무원이 사실상 집회의 합법과 불법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정복착용 규정은 사실상 이미 지켜지지 않은지 오래입니다.
경찰은 시위장소에서 “정복착용 집시법 규정은 합법집회에만 적용되고 불법집회에서 채증(증거수집)을 위해 경찰이 사복을 입고 출입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집시법 19조가 합법, 불법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이 경찰은 정복을 착용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합법집회에서만 정복을 입고 출입해야 한다는 경찰의 주장이 과연 맞는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경찰의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집시법의 정복출입규정은 현재 장식적인 규정의 의미 이상을 지닐 수 없습니다.
즉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여부를 사실상 경찰이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든 현행 집시법 하에서 경찰이 평화적인 집회라도 교통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바로 불법으로 규정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로 채증을 이유로 사복을 입고 집회장에 출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집회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의 몫이라고 할 것이므로, 최종적인 판단이 있기도 전에 경찰이 임의적으로 집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사복을 입고 집회장에 출입하는 것은 자의적인 경찰행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당한 것입니다.
4. 현행 집시법은 헌법상의 원칙보다 경찰의 판단을 우선시하고, 경찰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된 집회장을 사복경찰관이 채증이라는 미명하게 마음껏 활보하게 만드는 기묘한 법입니다.
집회장에서 경찰의 정복착용 규정이 장식적 규정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규범으로 만들기 위해서, 평화집회를 보장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집시법의 이러한 위헌적(헌법 위반적) 규정을 개정하여야 합니다. 현행 집시법 하에서도 최종적인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에 경찰이 임의적으로 집회의 적법성 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자의적인 경찰행정의 우려가 높고 집회 시위가 헌법상 기본권인 이상 집회 시위의 합법성은 추정되는 것이므로 집회의 적법성 여부에 상관없이 경찰은 정복을 입고 집회장에 출입하고 공무를 집행하는 것이 헌법합치적 해석이라고 할 것입니다.
헌법은 법률과 경찰공무원보다 상위에 있는 결단, 가치규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찰은 직무수행시 증표제시의무가 있으므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집회현장에서 임의적으로 채증(증거수집)하려고 할 경우에는 증표제시를 요구하고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증표제시를 요구함에도 신분을 밝히지 아니한 상태에서의 공무수행은 적법성을 결여한 것이므로 적법성을 결여한 공무수행은 제지하더라도 정당행위로서 처벌되지 않을 여지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