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인터뷰] ‘사람 냄새’ 나는 곳을 꿈꾸는 환경보건위원회 신임위원장 남성욱 회원을 만나다

2024-03-22 77

‘사람 냄새’ 나는 곳을 꿈꾸는 환경보건위원회 신임위원장 남성욱 회원을 만나다

-인터뷰어: 김성주, 허진선

지난 2월 정기대의원회를 통해 신임 환보위원장으로 취임한 남성욱 회원(법무법인 진성)을 만나 회원의 주요 활동과 신임 위원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터뷰어) 민변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어요?

(남성욱) 처음 들어간 회사는 민변하고는 (심리적으로) 거리가 먼 회사였어요. 그러다 ‘법무법인 향법’인 전신인 ‘법무법인 정평’으로 회사를 옮겼어요. 그때는 법무법인의 변호사님들이 모두 민변 회원이었죠. 그래서 회사를 옮긴 김에 2013년도부터 민변을 나가게 됐어요. 당시 사무실 변호사님들은 대부분 통일위원회나 미군문제연구위원회 활동중이셔서 자연스럽게 미군문제연구위원회에서 민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어) 변호사 되시고 난 다음에 어느 정도는 공백이 있으셨던 거네요. 환견보건위원회(환보위) 활동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어요?

(남성욱) 2014년 무렵 같은 사무실에 계신 황정화 변호사님이 환보위에서 활동하고 계셨고, 황변호사님과 가습기 살균제 소송 대리인단에 함께하게 되면서 환보위 활동도 같이하게 됐어요.

 

(인터뷰어) 환보위 활동 중 주요 활동이 말씀하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잖아요? 사건에 관해 간단히 이야기 해주신다면요?

(남성욱) 소송 이전에는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1인 시위라던지 여러 방면에서 가습기 참사 피해에 대해 알리는 활동들을 계속했어요. 당시에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서 구제법이라든지, 배상 문제, 책임소재는 커녕 인과관계조차도 규명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피해의 원인과 책임자를 밝히자라는 차원으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했어요. CMIT·MIT 성분과 관련해서 제조업체 관계자들에 대해 1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었죠. 지난 1월에는 이 판결이 뒤집혔죠. 해당 살균제 성분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결과의 증명력을 법원이 인정해서 제조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유죄 선고가 난 거예요.

 

(인터뷰어) 사건의 진행 내용을 보면서 가장 궁금하면서도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던 게 피해 유형들이 너무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과관계 입증 문제에 대한 허들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거든요.

(남성욱) 피해자분들이 많은 만큼 피해 유형이 굉장히 많죠. 초창기에는 피해 1~2등급 그러니까 기관지 소염 말단에 ‘폐섬유화’가 됐다라고 하는 부분만 가습기 관련 질환으로 인정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피해에 해당하지 않는 피해사례들이 계속 늘어가는데도 살균제에 의한 피해라고 인정이 안 되는 거예요. 대리인단에서 진행중인 제일 큰 소송은 원고만 300명인 소송이에요. 2013년도에 제기한 소송인데, 아직까지 1심에 머물러 있어요. 이런 이유 때문이죠. 정말 많은 고민들이 있어요. 지금도 계속 쟁점이 되고 있는 게 특이성 질환이냐 비특이성 질환이냐에 관한 문제거든요. 특이성 질환은 인과관계가 인정이 되는 반면, 가령 천식의 경우 비특이성 질환으로 분류돼서 이 환경 물질로 인한 피해라고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규정이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비특이성질환에 관해) 인과관계를 인정해줘서 손해배상을 인정하겠다라는 내용의 구체적인 판시는 없어요.

(인터뷰어) 그러면 지금 원고 300명이라고 말씀하신 사건은 국가배상인가요? 아니면은 기업 상대로?

(남성욱) 민사사건이고요. 2월 6일날 고등법원에 선고된 건 국가배상사건이에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최초의 사례죠. 국가배상이라고 하는 건 국가가 기본적인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대해 최고의 수준으로 보호를 해야 된다는 걸 전제로 하는데, 환경부는 화학물질이 국내로 도입되거나 새로 누군가 제조했을 때 규제하거나 관리할 책임 있어요. 이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어떠한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이 유통되는 단계에서, 이 제품은 어디에 속하느냐, 의약품에 속하느냐 의약외품에 속하느냐라는 문제에서는 식약처가, 일반 공산품에 속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리를 해야죠. 근데 이 화학 가습기 살균제라고 하는 제품에 대해서 적절한 관리 책임을 하지 않았다라는 것이고, 어떠한 제품이든지 시장에서 일단 판매되게 되면 그 후에 적절한 모니터링 등을 해야 될 필요도 있거든요. 근데 이런 거에 대해서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실질적으로 가습기 살균제라고 하는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고 나서 수거까지도 한참 걸리고 나중에 원인 분석에 한참 걸렸단 말이에요. 이런 대응의 면에서도 정부의 책임이 있죠. 이런 차원에서 사참위는 여러 부서들에서 문제가 각각 있었다고 지적했지만 법원은 환경부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어요. 그 주된 이유는 어떤 화학물질이 우리나라에 도입을 될 때 이 화학물질에 대한 적절할 규제를 하지 않으면, 인체에 유해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이를 간과하고 행정규칙 같은 제도와 규정을 허술하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실제로 현행 제도 내에서도 안전 유해성 평가 등을 통해서, 이러이러한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평가하고 조치했으면 최소한 위험한 물질이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라고 하는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걸 방지할 수는 있었는데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거죠.

 

(인터뷰어) 피해자분들은 상고심까지 생각하고 계세요?

(남성욱) 피해자들이 먼저 상고를 했어요. 국가배상 항소심 판결이 나오는 데만 8년이 걸렸어요. 그런데 위자료 액수가 300에서 500만 원 정도씩 인정이 됐고, 구제급여 중 위자료 성격에 해당되는 금원을 받으신 분들은 기각이 된 거에요.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고를 하게 되었어요. 전체 위자료의 산정액 자체도 너무 적어요. 위자료 성격의 금원을 공제하겠다라는 것 자체는 동의할 수 있지만, 실제로 위자료 성격의 금원을 받지 않으신 분들에게도 구제급여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서 위자료를 산정한 것이 가장 문제에요. 상해에 해당하는 분들은 조의금 같은 위자료 성격의 금원을 받지 않으셨는데, 이분들에 대해서는 3~500만 원으로 위자료가 책정됐는데 그 산정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어요. 앞의 논리라면, 이분들은 공제할 부분이 없어야 하는 게 맞잖아요?

 

(인터뷰어) 위원회 이야기로 가서요. 최근에 신임위원장이 되셨잖아요? 위원장이 된 소감이나 공약은요?

(남성욱) 환보위는 위원장을 뽑을 때 일종의 만장일치제로 뽑아요. 워낙에 힘든 자리니까 지원하는 분이 위원장이 되는 분위기가 있죠. 작년 제가 위원장 대리직을 맡기로 결심했을 때만 해도 위원회 재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안고 시작했어요. 한편으로 최재홍 변호사님은 위원장을 8년 정도 하셨고 이정일 변호사님은 4년 정도 하셨어요. 저의 공약은 2년만 하고 그만두는 것입니다. (웃음)

 

(인터뷰어) 그 공약을 달성하시려면 활동 회원들이 많아지셔야 할텐데요. 요새 현황은 어떻습니까? 월례회는 잘 운영되고 있나요?

(남성욱) 요즘은 평균 10명 내외의 회원분들이 참석하세요. 예전에는 회의를 하면 위원장, 전임 위원장 전전임 위원장, 전전전임 위원장 이렇게 회의를 한 적도 있어요.

환보위는 환경만해도 이슈가 많잖아요. 특히 기후위기가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예요. 최근 신입회원분들이 많이 오시긴 했지만 지속성에 대한 고민은 있을 수밖에 없어요. 환경 관련한 소송은 큰 소송들이 많은데, 이 소송들에 중간에 합류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막상 환경 소송이라고 하면 대부분 행정소송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조금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들도 좀 많이 가지고 계시기도 하고요.

기존에는 환경보건 관련 이슈가 각 대리인단으로 쪼개져서 활동을 주로 했다면,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각각의 소송 대리인단에 있는 변호사님들의 위원회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내보자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당장 5월달에는 환경법의 쟁점 기초를 다뤄보려고 해요. 전임 위원장이신 최재홍변호사님이 3회에 걸친 강연을 해주실 예정이에요. 처음에는 연속 3일 강연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말렸어요. 그냥 하루 안에 3개 의 강의를 몰아서 하는 게 더 낫다고.

그리고 최재홍 변호사님이 집필을 거의 끝내놓으셨다고 하는 환경소송의 쟁점 매뉴얼을 올해 출간을 해보자는 논의를 하고 있어요. 신입회원 모집을 위해 위원회 홍보 차원에서 2월에는 박시환 전 대법관님을 초청해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2월 강의는 환보위와 큰 연관이 없는 회원들과의 접점을 늘리자는 차원이었는데, 결국 뒷풀이 자리까지 계신 분들은 다 아는 얼굴들이고…. 그래도 올해 신입회원 다섯 분이 가입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안에서 좀 더 흥미도 있고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주제들을 가지고 조금 위원회를 좀 더 활동을 해볼까라고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인터뷰어) 환보위의 주요활동은 기후위기 대응, 후쿠시마 헌법소원, 가습기 살균제 대리인단, 동물권소위에서의 활동이라고 볼 수 있나요?

(남성욱) 네. 개발행위에 대해서 개발행위 인허가 취소 소송들도 많이 하고 있어요. 환경영향평가 부실에 대해서도 많이 활동하고요. 설악산 오색삭도에 관한 소송들. 새만금 소송. 제주신공항이라던가 골프장 건설 사업에 대항 대응, 최근 물 관리 기본계획, 일명 4대강 부활과 관련해서도 소장이 들어가 있어요. 보건분야에서는 메르스 당시 손해배상소송을 했었고,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요양병원 같은 곳에서 코호트 격리로 인해서 발생하는 인권에 대한 문제들도 대응했었어요. 사실은 이 분야도 방대해요

 

(인터뷰어) 확실히 소송 이름들만 주제만 봐도 신입 회원분들이나 새로운 분들이 오셔가지고 중간에 참여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긴 해요. 다 묵직한데요. 그래도 관심 분야로서 해보고 싶다라고 했을 때 유인은 충분히 될 것 같아요.

(남성욱) 저희들 생각에도 관심 없는 이슈들은 아니거든요. 근데 실제로 접근을 하려면 진짜 해야 할 게 많아서, 현실적으로 너무 불가능해서 못 하고 있는 영역들이 되게 많거든요. 어떻게 보면 세상 모든 문제들이 다 환경 문제하고 다 연관이 되니까요.

 

(인터뷰어) 임기 내에 해결을 해보고 싶은 이슈나 집중적으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남성욱) 기후위기에 관련한 이슈를 다루고 싶어요. 정부의 정책 기조와 같은 흐름들하고도 함께 봐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호주에 있는 아이를 따라 호주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느꼈던 게, 항상 하늘이 파랗다는 거예요. 그러다 우리나라로 돌아오면, 너무 뿌옇잖아요. 이러다가 나중에 아이들에게 하늘을 그려보라고 하면 회색으로 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례 외에도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변화, 기후 위기는 곧 인권의 위기라는 인식도 있고요. 참고로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 책을 주제로 7월에 북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저자이신 조효재 교수님을 모시고 환보위 월례회를 개최하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요즘 강제적으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어) 지금은 법무법인 진성의 대표이기도 하시잖아요. 이 가운데 위원장으로서 공익활동도 하셔야 하고 개인 여가시간도 필요할테고요. 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신지요?

(남성욱) 제가 작년까지는 밤 11시 넘어서 퇴근했어요.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올해부터는 7시 이전 퇴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젠 새벽 5시에 집을 나와 사무실에 출근합니다.

 

(인터뷰어) 문제 해결이 아닌 것 아닙니까? 시간대만 당겨진 것 아닌가요?

(남성욱) 이전 사무실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녁 있는 삶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변호사들도 그렇겠지만 사무실 직원분들의 경우 대우가 썩 좋은 편이 아닌 경우가 많아요. 최소한 직원분들에 있어서는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는 펌을 한 번 만들어보겠다라고 하는 게 하나의 생각이었었고, 다른 하나는, 개업을 하면서 오히려 더 민변 활동을 잘 못 하게 됐거든요. 같은 사무실에 있는 후배 변호사들이 민변 활동을 한다라고 하면 좀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지원을 많이 해줘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무실이 굴러갈 수 있는 기반들을 만들어 놔야 공익 사건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 큰 고민이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튼튼한 재단이라든지 활동을 하시는 변호사님들이 보다 더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아직도 전 심재환 변호사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정평에 들어갔을 때, “사람 냄새가 나는 데서 일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거든요. 그랬더니 심변호사님께서, “걱정하지마라. 우리는 너~무 지독하게! (사람)냄새나는 사람들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저는 그 뒤에도 제가 뭘 하더라도 사람 냄새가 나는, 회사를 만들고 그런 활동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어) 민변 회원분들게 환보위 홍보를 해주세요.

(남성욱) 다들 환경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관심들은 다 있을 거예요. 평소에 쓰는 종이컵만 사용하더라도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 손상이 오는 물질이 있다라는 뉴스도 얼마 전에 있었죠. 환경 문제, 기후 문제는 실질적으로 다들 체감하고 있는 그러한 문제잖아요. 예전 같으면 기후위기 그러면 진짜 이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되게 먼나라 이야기 같은데 점점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죠. 사실은 우리가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늦은 거거든요. 이게 현실적으로 누구나 접하고 있고 다 관심을 갖는 분야이기 때문에 분명히 관심들은 있을 거예요. 환보위 활동을 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거든요. 굉장히 쉽고. 또 도움을 주실 여러 선배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문을 두드리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어) 공식 질문으로 돼 있는데 변호사님에게 민변은 어떤 의미인지

(남성욱)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는데 ‘방향’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긴 한데요. 제가 민변 활동을 하든지 안 하든지 그래도 한번 돌아보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이 바운더리를 정해주는 역할이 민변이 하는 역할 같아요. 최소한의 기준점이 되는 곳. 이것 때문에라도 변호사를 한다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곳. 가끔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공간. 일종의 기준점이랄까요.

 

(인터뷰어) 나침반. 이정표?

(남성욱) 그런 표현이 적절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