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위] ‘감개무량’했던 2024 평화교류회 후기

2024-04-30 107

[미군위] ‘감개무량’했던 2024 평화교류회 후기 – 셋째날 군산 평화기행을 중심으로

-함승용 회원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각자에게 배정된 차량에 탑승하여 군산에 도착한 뒤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군산의 봄 하늘은 하얀 구름과 함께 맑고 파란빛을 띠었다. ‘아리랑’에서 식사를 한 뒤 관광버스에 옮겨 타 평화기행 첫 장소인 군산평화박물관으로 향했다.

군산평화박물관은 상설전시 《평화로 겯는 군산》에서 과거부터 이어져 온 군산 미군기지에 대한 설명과 지역 평화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1부 ‘군산미군기지와 군산평화운동’, 2부 ‘국내외 평화운동’, 3부 ‘하제와 팽나무’, 4부 ‘평화바람이 걸어온 길’로 구성된다. 박물관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군산 평화운동의 역사를 살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다음 도착한 곳은 동국사. 동국사의 뿌리는 ‘우치다 붓칸’이라는 일본 조동종의 스님이 군산에 금강선사라는 포교당을 차린 것인데, 동국사는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동국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상징물이 두 가지나 있다. 바로 평화 소녀상과 참사문비이다.

이 소녀상은 군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2015. 8. 12.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참사문비는 일본 조동종이 지난 1992년 발표한 참사문을 비로 세운 것이다. 그중 한글 번역본 일부의 글귀가 내 눈길을 끌었다. “불법을 세속법에 예속시키고, 타민족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침탈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우리는 맹세한다. 두 번 다시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 일본 불교의 참회문은 곧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해야 할 말과 같은 것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을 뒤로 하며 다음 장소인 미군기지로 향하였다.

군산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지역 활동가들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미군의 제2활주로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군산 미군기지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활주로를 건설하기 때문에, 미군기지 확장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군산 미군기지에 주둔한 제8비행대대는 격납고 견설을 완료하였고, 한미연합군은 최신 무기를 배치하였다고 한다. 특히 군산은 중국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동북아 최북단 전략기지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00년 하제 북쪽 군산 미군기지의 탄약고가 확장됐고, 안전거리 확보 문제로 정부는 2002년 하제마을에 대한 수용결정을 강행한다. 2006년 새만금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후, 생업을 잃은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고, 이후 마을엔 사람이 항시 머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하제마을에 있는 팽나무가 사람들 사이의 큰 관심을 끌어 ‘하제 팽나무 보존’이 새 이슈로 떠올랐다. 팽나무는 보존을 위협받으면서도 미군기지가 바로 보이는 장소에 자리잡고 있는데, 언제든 전쟁 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상징하는 듯했다. 진정한 평화는 무엇일까.

평화기행의 마지막 코스는 새만금 방조제였다. 새만금 방조제 때문에 발생한 환경 문제 또한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푸르른 하늘 아래 수많은 철새들이 도래하고 있는 새만금 주변 일대의 고요한 평화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평화기행은 구중서, 김연태 활동가님의 설명과 함께 진행되었다. 현지에서 직접 활동하는 두 활동가님의 지식과 열정은 현장과는 거리가 멀어진 나를 한편으론 부끄럽게, 한편으론 다시금 가슴이 뛰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 군산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전북지부 변호사님들도 합류해주셨다. 전북지부에서 작년 오키나와 인권기행을 추진하였지만 못가게 되어 아쉬웠다는 말을 전해주었고, 내년에 있을 교류회에는 함께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의견도 나누었다. 내년 교류회에 전북지부를 비롯해 더 많은 변호사님들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 ‘파라디소페르두또’라는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함께하였다. 나는 10년 전 자원활동가로 교류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10년 만에 교류회에 다시 참석하였다. 감개무량하였다.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주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그리고 군산에서 돌아와 집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를 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되짚어보았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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