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논문 읽기]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사건 판결의 의미와 한계 등 (월간변론 제120호)

2024-01-29 24

[법학논문 읽기]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사건 판결의 의미와 한계 등

(월간변론 제120호)

 

 

월간변론의 새로운 코너 <법학논문 읽기>는 다양한 법학관련 학술지에 실린 논문 중에서 함께 읽어볼 만할 논문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번에는 민주주의법학연구회에서 발행하는 <민주법학> 제83호에 실린 논문 중 두 편을 소개하였습니다(http://minbyun.or.kr/?p=56944). 이번에는 사회과학 분야 연구자가 중심이 된 한국인권학회, 그리고 법률가와 법학자가 중심이 된 인권법학회가 2018년부터 공동으로 발행하고 있는 학술지 <인권연구>에 실린 논문 중에서 2023년에 소개된 논문 중 함께 읽어볼만한 논문을 소개합니다. 해당 논문은 <인권연구> 홈페이지(https://jhrs.jams.or.kr/co/main/jmMain.kci)의 e-Journal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사건 판결의 의미와 한계 / 장서연

 

우리 모임 회원이기도 한 장서연 변호사가 직접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사건’ 판결(서울고등법원 2023. 2. 21. 선고 2022누32797)의 의미와 한계를 정리한 논문입니다. 지난 2023년 2월 서울고등법원은 건강보험공단이 동성 배우자인 원고에 대하여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에 대하여 한 차별대우에 해당한다며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킨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동성 간 ‘사실혼’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22. 1. 7. 선고 2021구합55456 판결)을 취소하고 내린 판결입니다. 참고로 위 판결은 2023 한국인권보고대회에서 올해 최고의 디딤돌 판결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필자는 동성커플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최초의 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현행법상 혼인의 본질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전제하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공단의 상고로 대법원이 계류 중인데, 모쪼록 대법원에서 기존 2심 판결의 결론이 유지되면서도 혼인과 가족제도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해 주길 바랍니다.

 

○ 한국사회의 난민인권 보고서 / 박경주, 김연주, 이슬, 이현주, 최영란, 강진경

 

올해로 시행 1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의 난민법과 행정관행의 문제점을 현장의 눈으로 분석하고 평가한 의미있는 보고서입니다. 오랜시간 동안 난민현장에서 활동해온 ‘난민인권센터’의 활동가들이 난민현황통계와 난민 권리예산 등 국내/외 현장자료들을 중심으로 난민인권상황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마주한 난민인권 침해사례를 정리하였습니다. 특히 난민제도 개선을 위한 10가지 권고사항을 제안하고 있는데, 분량의 제한으로 간단히 요약되어 있지만 하나하나 깊이 고민해볼만한 내용입니다. 난민인권의 현실과 개선방안에 관심이 있는 법률가들에게 현장의 생생한 사례와 함께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구체적 과제들에 대한 고민을 남겨주는 품이 많이 들어간 글입니다. 참고로 이 글과 같은 권호(<인권연구> 제6권 제2호>)에 실린 논문 중 한국외국어대학교 최원근 교수의 ‘보충적 난민수용 경로(complementary pathways)와 난민보호: 캐나다의 노동경로와 TBB 모델을 중심으로’ 는 난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 중 보충적 난민수용 경로(난민에게 난민협약에 따른 보호규정을 보장하면서도 수용국의 출입국법에 따라 숙련노동자, 유학생 등 다양한 체류자격으로 수용하는 것)에 대한 글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노동인권교육에서 그림책 읽기 방안 연구 / 이서영

 

마지막으로, 매우 개인적인 취향으로 골라본 글입니다. ‘노동인권교육’에서 그림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글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보는 책으로 인식되어 온 ‘그림책’이 성인들에게도 많이 읽히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긴긴밤(누리, 문학동네)> 이라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되려 제가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논문에서도 그림책이 연령에 상관없이 학습자의 접근성이 높고, 공감적 상상이 가능하여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적, 정서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좋은 학습도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노동인권교육에서 그림책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순서를 소개하고, 특히 그림책 <매미(숀 탠, 풀빛) >를 사례로 구체적인 독서교안까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노동인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학부모 회원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조영관 변호사 (월간변론 편집위원)

 

1. 장서연_동성배우자건강보험피부양자사건판결의의미와한계

2. 한국사회 난민인권 보고서(2023.12)

3. 노동인권교육에서 그림책 읽기 방안 연구